홈스테이 음식

  나는 처음 홈스테이를 신청 할 때 아침과 저녁식사를 제공하는 하프보드로 신청을 했었다. 아닌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학원 홈스테이에서는 주방을 이용 못하기도 하고 주방을 이용할 수 있다 하더라도, 홈스테이 가족들의 사는 공간에서 한국음식이나 요리를 해서 먹는 것이 불편하기도 하다. 

 그러나 매일 밖에서 음식을 사먹고 들어오는 것 또한 어지간히 어렵고 돈이 많이 드는 일임을 알기에 많은 사람들이 홈스테이를 신청할 때 하프보드로 신청을 한다.

   내가 배정된 홈스테이에서의 아침은 보통 시리얼로 준비가 되어 있었다.

홈맘인 헬렌과 남편인 조나단은 아침 일찍 출근하기도 하고 전업주부가 아닌지라 아침을 요리로 챙겨주긴 어렵기도 하고, 영국 대부분 가정에서는 아침을 빵이나 시리얼로 먹는다. 시리얼은 항상 헬렌이 5종류 이상을 준비 해뒀었고, 호밀로 된 식빵도 준비가 되어있어 아침에 일어나서 토스트기를 이용해 빵을 데워먹을 수 있었다. 

 주스나 우유도 처음엔 식탁 위에 준비를 해 두고 가셨는데, 매번 내가 제일 마지막에 집을 나서기 때문에 언젠가 부터는 냉장고에서 주스는 내가 먹고 싶은 것만 꺼내서 먹고 다시 제자리에 두고 하는 식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헬렌이 잼이나 시리얼을 종류별로 여러 가지를 제공해 주셨긴 했지만 사실 매일 아침을 시리얼로 먹는 다는 것이 한국인인 나에게 지겨워지는 순간이 오곤 했는데, 헬렌이 내가 아침을 거르고 간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식탁 위에 있는 과일 또한 먹고 싶은 만큼 마음껏 먹어도 된다 하셔서 그 뒤로부터는 바나나 하나씩을 챙겨 학교로 가곤 했었다.

저녁은 헬렌과 조나단이 번갈아 가며 준비해주셨는데 내가 참 운이 좋은 편인지 두 분 다 요리하는 것을 너무 좋아하시는 분들이라 음식들이 항상 맛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항상 영국의 유명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 방송을 보면서 우리는 식사를 하곤 했다. 그래서 전통적인 영국음식 뿐만 아니라 어느 날은 카레, 어떤 날은 타코나 부리또 같은 멕시칸음식도 준비 돼있었고 니 기억으로는 메뉴가 겹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음식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항상 먹을 때마다 사진을 찍는 것도 까먹고 먹고 난 후에야 생각이 나서 맛있었던 음식에 대한 사진들이 없어서 아쉽다. ㅠㅠ

 혹여나 홈스테이 가족들이 외출을 나갈 때에는 미리 준비해둔 음식을 냉장고에 두면 내가 꺼내서 먹었고 그래서 내가 준비해서 꺼내서 먹을 때에는 헬렌이 미안했는지 냉장고에 먹고 싶은 음식은 다 먹으라고 얘기해 주셨지만 ㅎㅎ 다 먹을 순 없었고 샐러드를 종류별로 채워두셔서 전혀 부실하지 않게 밥을 먹었다.

나는 홈스테이 밥이 너무 맛있기도 하고 헬렌도 너무 친절하여 한달 만 살려고 했던 홈스테이를 한달 더 연장을 했었다.

첫 영국 홈스테이에 대한 기억이 너무 좋지만 다른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냉동음식을 제공하거나 학생음식과 홈스테이 가족이 먹는 음식이 다른 둥 안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아 잘 챙겨주신 헬렌과 가족들에게 너무 감사하다.